꿈 웹진 63호 November 2018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 취임 인터뷰

장학생들의 꿈선생님들의 열정을 응원합니다” 노성태 삼성꿈장학재단 신임이사장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삶의 여정을 걸어간다. 앞에 놓인 그 길이 꽃길, 비단길일 수도 있지만
때론 차가운 황무지나 눈밭, 가시밭길을 건너야 할 때가 있다. 남들보다 더 일찍 험한 길을 헤쳐나가는
장학생들에게 삼성꿈장학재단은 지난 12년간 두툼하고 따뜻한 외투가 되고자 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장학생들이 따뜻한 위로와 응원에 힘입어 ‘마음의 힘’을 기르고
그 힘으로 마침내 꿈에 닿을 때까지 넓고 촘촘한 울타리가 되어주었다.
이제 재단은 그간 장학생들을 품어 온 울타리를 재점검하고, 그 범위를 더욱 확장시키고자 한다.
이는 ‘원로 경제학자’로서 일생을 경제·사회문제 해결에 헌신해 온
신임 노성태 이사장이 그리는 미래 삼성꿈장학재단의 밑그림이기도 하다.

안녕하세요 이사장님.
먼저 삼성꿈장학재단 웹진 독자들에게 이사장님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대학 입학 후부터 지금까지 50여 년 간 경제 문제를 연구해온 경제학자입니다. 과거 우리나라는 지구 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기 때문에, 경제를 연구해야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이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에서 계속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이력을 소개하자면, 저는 1969년에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은행에서 오랫동안 재직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이후로는 한국개발연구원(KDI), 한화경제연구원 등 경제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에 매진해 왔습니다. 1990년대 말 언론사에 잠시 몸담은 후 학계로 들어와 명지대 경영대학 초대 학장을 지냈으며, 한국경제연구원장, 한화생명경제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뒤 현재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직을 비상근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삼성꿈장학재단 신임 이사장님으로 취임하셨는데,
소감 말씀 부탁드립니다.

매우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상당한 부담도 느낍니다.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우리나라의 주요 경제·사회 문제 두 가지를 해결하는데 재단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불평등·불균형 해소와 인재양성 부문인데요. 먼저 불평등·불균형 해소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는 기적처럼 빠른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중 하나로 빈부, 지역 간 격차 등 불평등·불균형 문제를 안게 됐어요. 이런 문제가 치유되지 않으면 사회가 불안해지고 갈등이 생기면서 국가경제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는데, 재단은 소외된 계층의 아동·청소년들이 꿈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사회 불균형이나 격차를 해소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인재양성입니다. 과거 우리가 빠르게 경제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유능한 인재를 많이 길러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출산율이 줄어들고, 우리 교육이 가진 문제점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좋은 인재를 양성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다행히 재단은 장학생들을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좋은 인재를 양성해 내고 있습니다. 경제학자로서 제가 느낀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 이처럼 좋은 접근을 하고 있는 재단에 오게 돼서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혼신의 힘을 다해서 재단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결과적으로 국가와 사회에 대해서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취임하신 지 한 달여가 지났고,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셨을 것 같습니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삼성꿈장학재단은 민간재단 중 가장 규모가 큽니다. 연간 360억 규모의 장학사업을 하다 보니까 장학금 종류도 많고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들을 실시하고 있는지 자세히 파악하기도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한 달간 주로 공부를 하고 현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한, 매주 전 직원이 참여해서 사업 수행 내역과 계획을 보고하고 논의하는 생산적인 회의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0년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재단을 어떻게 업그레이드할 것인지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도출한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 자료들을 분석하면서, 장기적인 플랜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꿈장학생과 대학희망장학생, 배움터, 글로벌희망장학생 등
많은 학생들이 재단의 울타리 안에서 자라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단을 어떻게 이끌어주실 계획인가요?

재단은 경제적 여건이나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동청소년들의 디딤돌이 되어줌으로써 ‘더불어 성장하는 배움공동체’를 만들어간다는 비전을 잘 실현해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좋은 모델로 평가를 받고 있고 위상 또한 상당히 높아졌죠. 멘토선생님들과 연계해서 같이 성장하는 방식의 독특한 교육복지장학사업은 타 재단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장학생 입장에서 재단의 지원을 어떻게 느꼈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재단 입장에서 장학생들이 우리가 희망하는 대로 잘 성장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한 내용을 깊이 살펴보면서 개선하거나 보완할 점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학생뿐 아니라 멘토선생님, 배움터 선생님과도 소통·교류해서 그분들의 의견도 많이 받아들여서 보완해나갈 생각입니다.

좀 더 장기적으로는, 변화하고 있는 경제·교육·인구 상황에 대응해서 우리가 나아갈 길을 찾겠습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사각지대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새로운 방식의 사업을 만들어 이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되, 장학사업의 규모가 많이 확장된 만큼 내부인력만으로 어렵다면 외부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나가겠습니다. 아울러 글로벌 장학사업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사업을 잘 이끌어온 덕분에 세계은행과 MOU를 체결하는 등 재단의 명성이 국제적으로도 상당히 알려지게 됐는데, 국내 장학사업에 방점을 두면서도 이러한 세계 유수의 기관들과 공동으로 저개발국가, 빈곤 지역의 우수 학생들을 지원하는 방안들을 검토하고자 합니다.

현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의 이정표를 세우고
묵묵히 노력해가는 장학생들에게 이사장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할 때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에서 10년간 근무하고 지원을 받아서 미국에 유학을 갔는데 크게 두 가지 어려움이 있었어요. 한 가지는 저와 다른 학우들 간의 격차였어요. 직장생활을 오래 했던 탓에 저보다 10살 어린 미국학생들과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들으며 경쟁해야 했고, 경제학 전공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수학 수업을 따라가야 했어요. 또 한 가지는 경제적 어려움인데요. 유학을 결심할 당시 저는 자녀들이 있는 가장이었고 학비 지원을 약속받았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고 돌아오라는 요구를 받았어요. 저는 공부를 마치고 가겠다는 학교와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들어가길 거부했고, 지원이 끊기면서 경제적으로 매우 힘들어졌죠. 그래도 마음을 단단히 먹고 계속 자신을 채찍질해나가면서 이겨내야 한다는 각오로 공부했습니다. 다행히 그 모습을 지켜보신 벤자민 프리드먼 교수 등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고 무사히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장학생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재단의 지원과 별개로 다른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겠지만, 꿈을 갖고 목표를 세워 끊임없이 노력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고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반드시 생길 것입니다.

이사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재단의 인재상, 가치는 무엇인가요?

사람이 갖춰야 할 덕목은 매우 많지만 그 중에서도 저는 공감과 배려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다양한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많은 고민을 하다가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찾아보게 됐는데 공교롭게도 전 세계가 알만한 성인, 현인 세 분이 똑같이 내용을 말씀하신 게 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먼저 공자인데요. 한 제자가 ‘사람이 평생 간직해야 할 말씀을 한 글자로 요약해 달라’는 질문을 받고 그는 ‘용서할 서(恕)’자를 알려줬어요. 恕는 ‘남을 용서해준다’는 뜻 외에도 ‘다른 사람 입장에 서서 공감하고 배려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어서 공자는 ‘남이 나에게 어떤 일을 했을 때 기분 나쁘고 좋지 않은 일이라면 너 역시 절대 그걸 다른 사람에게 해서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두 번째는 힐렐이라는 율법학자인데요. ‘세상 여러 경전의 요점을 한두 마디로 가르쳐달라’는 요청에 그 역시 공자와 똑같은 이야기를 했답니다. ‘남이 너에게 했을 때 싫어할 일을 네가 해서는 안 된다’고요. 세 번째는 예수님입니다. 성경에는 ‘누군가 자신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남에게 실천하라’는 ‘골든 룰’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모두, 남을 자기와 같은 입장에서 바라보고 그들과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방안을 알려주는 그런 말씀들입니다.

재단은 장학생들이 꿈을 이루고 그 성취를 공동체와 함께 나누는 선순환을 실천하길 바라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늘 ‘남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며 배려해 나간다면 경제·사회 공동체가 매우 화목하고 평화롭게 지속·유지될 것이라 믿습니다.

장학생과 멘토선생님, 배움터 선생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나 당부 사항이 있다면?

자기개발 분야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사람은 남이 자기를 인정해줄 때 매우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장학생들 역시 멘토선생님에게서 인정을 받았고, 재단도 여러분들이 큰 재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기에 장학생으로 선발한 것입니다. 따라서 긍지와 자신감을 가지고 꿈을 설계하고 추진해달라는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헌신과 열정으로 아이들 지도하고 있는 7,600여 명의 멘토 선생님과 2,500여 명의 배움터 선생님들은 참된 교육자로 칭송받아야 할 분들이며, 재단은 이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의견 주시고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많은 지도와 편달을 부탁드립니다.

노성태 이사장님은?

노성태 이사장

1946년 부산 출생.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69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이후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조정실장, 명지대학교 경영대학원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장,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2001년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 및 논설위원 등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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